서브컨텐츠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장산의 모정원을 갔다와서

자유게시판 게시판 게시물 상세 정보
작성일 2011-02-12 15:39:17 조회수 783
작성자 신O륜
✿장산 모정원을 갔다와서


오늘 오후에 장산에 있는 모정원을 갔다왔다. 작년 12월에 등산을 하고 오늘 처음으로 등산을 하였다. 오랜만에 걸으니 땀도 나고 힘들었다. 그렇지만 조국을 위해 독립운동을 하셨던 강호근장군님의 혼이 깃든 모정원에 간다고 생각하니 마냥 힘들다고 할수 없었다. 사모님이신 이정희여사께서는 이십팔세의 나이에 장군님과 이별하시고 혼자서 부산에서 전쟁 고아와 미망인들을 위해 보육원과 탁아소를 운영하시고 삽십세때는 이곳 장산에 거처를 옮기신 후 장산의 돌밭을 개척하셨다.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떳떳한 독립유공자이시면서도 전기를 들이지 않고 자식들과 혼자 사시다가 지금은 병원에 계신다는 말을 듣었었다.

나도 예전에는 등산을 할때 무심코 모정원을 지나갔지만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그 분의 훌륭한 행적을 알고 혹시라도 집에 누가 계신가 싶어 그곳을 가는 것이다.

산 중턱에 물론 담장과 대문은 없었지만 태극기가 있는 집을 가니 개 2마리가 으르렁거리며 쫒아왔다. 몇분 동안 계속 짖어도 아무도 집에서 나오지 않는 것을 보니 집에는 아무도 없고 단지 그 개들만이 모정원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덩그러니 <강호근선생기념사업회>라는 팻말과 2000년 53사단 장병들이 세운 기념비만이 있었다. 집주위를 둘러보니 오래된 의자와 전기시설은 전혀 없었고 계곡의 물만이 흘러 나오고 있었다. 집을 지키는 검은개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이제는 옆에 가도 짖지 않고 주인 없는 집에서 내 안내를 하는 듯 하였고 흰개는 강장군님이 지금은 국립묘지에 있지만 예전에 묻혀있던 곳의 돌위에서 계속 집을 지키고 있었다.
집 옆에 개들이 먹으라고 물을 떠 놓았지만 개사료등이 보이지 않았고 개를 가까이에서 보니 아파트에서 주인의 온갖 정성으로 보살핌을 받는 개들과는 다르게 털들이 많이 엉켜있었고 추위 때문인지 몰라도 계속 떨고 있었다. 밥은 잘 먹고 있는지 궁금하면서 마음이 아파왔다.

일제시대때는 독립운동을 해방이후에는 6.25전쟁을 참전하셨고 전쟁이후에는 보육,탁아, 장산개척등의 우리 해운대 아니 부산 그리고 우리나라를 위해 애쓰신 분들에 대한 행정당국의 도움이 전혀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씁쓸했다.

특히 10년전에는 전기를 들여주겠다는 말에도 정부에 신세를 지는 것이라 마다했다는 말을 듣고 숙연해짐을 느꼈다. 이런 애국자들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이만치 잘 살수 있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주인의 보살핌없이 집을 지키고 있는 개들의 모습을 보면서 내내 마음이 아파왔다. 20분후 이제 내려가려고 마지막으로 기념비앞에서 머리를 숙이니 큰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거리며 나를 배웅하는 듯 했다.

내려오면서 산림사무소에 물으니 사모님께서는 병원에 계시고 자식들이 1주일에 한번 정도 와서 개들에게 사료를 준다는 말씀을 하시였다. 그렇지만 개들뿐만 아니라 산짐슴들이 있기에 창고에 포대째 보관을 하지 개들에게 무작정 주지는 않을것이라 생각이 되어 마음이 아파왔다. “자식을 그리는 어머니의 애틋한 심정을 생각하게 하는 동산”이라고 지은 모정원이 관리하는 사람이 없기에 더욱더 을씨년스럽게 여겨졌다. 진정 부산과 해운대를 위해서 노력하신 분들에게 우리 시민들이 너무 인색하지 않나 생각이 들고 이에 대한 관리를 잘 해야 될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또한 우리 시민들도 잘 알수 있게 모정원 100미터 정도앞에서부터 이곳의 의미를 알리는 팻말을 붙이면 더욱더 좋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다. 조금후면 3.1절이다. 시청에서 기념식에서 3.1절 노래만 제창하고 기념식만을 열기보다는 이런 곳을 찾아 묵은 청소와 정리를 하면서 숭고한 두분의 조국사랑의 의미를 마음에 되새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강근호선생님집의 문패및 알림판 >

두분의 발자취

이정희여사님의 활동


강근호선생님의 활동


53사단사병들이 세운 공덕비

을씨년 스러운 모정원입구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집

녹슨의자와 아무것도 없는 개 밥그릇

펄럭이는 태극기
첨부파일
목록
방문자 통계
===DOM_0000007